1. 영화의 탄생 – 활동사진의 시작 (1890년대)
영화는 19세기 후반, 사진과 기계 기술의 발전에 따라 등장하였다. 1891년 미국의 토머스 에디슨과 그의 동료 윌리엄 디커슨은 '키네토스코프(Kinetoscope)'라는 단일 관람용 영상 장치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대중적인 의미의 영화는 1895년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Auguste & Louis Lumière)가 ‘시네마토그래프(Cinématographe)’를 발명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는 촬영, 인화, 영사 기능을 모두 가진 장치로, 그들은 <열차의 도착>, <공장에서 퇴근하는 노동자들> 같은 짧은 장면을 상영하며 최초의 공개 영화 상영회를 열었다. 이로써 영화는 과학적 발명품에서 대중 예술로 진화할 기반을 다지게 된다.
2. 무성영화 시대 – 내러티브의 발전 (1900년대~1920년대)
20세기 초, 영화는 단순한 장면 재현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 매체로 발전한다. 미국의 D. W. 그리피스는 <국가의 탄생>(1915)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의 서사구조 혁신을 시도하였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복잡한 장면 전환 편집, 클로즈업 기법을 삽입 등이 시도되었다. 이 시기는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과 같은 스타들이 탄생하고 슬랩스틱 코미디가 인기를 끌던 시기로, 배우 중심의 산업 체제가 형성되었다. 한편 독일 표현주의(예: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와 소련 몽타주 이론(에이젠슈타인, 푸도프킨 등)은 영화의 시각적, 이데올로기적 표현력을 확장시키며 예술적 수준을 높였다.
3. 유성영화와 황금기 – 헐리우드의 지배 (1930년대~1950년대)
1927년 워너 브라더스의 <재즈 싱어>는 최초의 유성영화로, 대사와 음악이 삽입된 이 영화는 영화 산업에 큰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후 유성영화가 보편화되며 배우들의 연기 스타일도 변화하였다. 1930~40년대는 '헐리우드 영화의 황금시기'로, 뮤지컬, 느와르, 서부극, 멜로드라마 등의 장르 영화가 정형화되었고 전통적인 스튜디오 시스템이 정착되었다. 감독 존 포드, 프랭크 카프라, 알프레드 히치콕 등이 활동하였고, 클라크 게이블, 험프리 보가트, 잉그리드 버그먼 같은 배우들이 대중을 사로잡았다. 제2차 세계대전 전후로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해 전쟁영화, 반공주의 영화 등이 유행을 이끌었다.
4. 뉴웨이브와 영화언어의 해체 (1950년대~1970년대)
이 시기는 영화 표현의 자유와 실험이 본격화된 시기다.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 프랑소와 트뤼포(François Truffaut)로 대표되는 프랑스 누벨바그가 등장하였는데, 이들은 영화의 비정형적 서사, 직접적인 카메라 응시, 자연광 촬영 등을 접목시키며 기존 영화 문법을 깨뜨렸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은 전후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며 비전문 배우와 로케이션 촬영을 사용했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 뉴할리우드 시대가 도래했다. 마틴 스코세이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등 젊은 감독들이 할리우드의 상업성과 예술성을 결합한 작품(<대부>, <죠스>, <스타워즈>)으로 세계적 성공을 거두었다.
5. 블록버스터와 세계화 시대 (1980년대~1990년대)
1980년대 이후, 영화는 거대 자본과 마케팅을 바탕으로한 대량생산적인 제작체계 즉, ‘블록버스터(Blockbuster)’ 중심의 산업으로 변화 발전했다. <인디애나 존스>, <터미네이터>, <ET> 등은 흥행 신화를 만들며 영화가 하나의 글로벌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 시기에는 디지털 특수효과(CGI)가 본격 도입되어 <쥬라기 공원>, <매트릭스> 같은 시각 혁신을 선보였다. 또한 비 주류권 나라에서 새로운 경향의 영화가 탄생하였다. 지브리 스튜디오로 대표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성룡, 오우삼이 활동한 홍콩의 액션 영화, 인도의 볼리우드 등이 세계 무대에 등장하며 ‘비할리우드’ 영화의 다양성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6. 디지털 전환과 스트리밍 시대 (2000년대~현재)
21세기 들어 영화는 디지털 기술의 접목으로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디지털 촬영방식이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를 대체하기 시작하였고, 편집, 배급, 상영도 디지털화되었다. 3D로 제작된 <아바타>(2009)는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해 흥행과 기술적 혁신으로 성공을 이뤘다.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등의 스트리밍 플랫폼이 부상하며, 극장 개봉 없이도 영화가 공개되는 시대가 되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은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비영어권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이제 영화는 극장이라는 전통적인 상영방식을 벗어나 TV, 스마트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비되며, 그 정의와 경계 또한 계속 확장되고 있다.
영화는 기술이자 예술, 그리고 시대의 거울
영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그 시대의 기술과 사상, 문화와 감정을 비추는 매체였다. 손으로 카메라를 돌려 촬영 시작한 순간부터 오늘날의 디지털 스트리밍까지, 영화는 끊임없는 변화를 꾀하면서 우리 삶 깊숙한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래의 영화는 어떤 형태로 우리를 사로잡을까? 그것은 여전히 계속되는 이야기이다.